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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pereadem;

한편으로 정당화 될 수 없는 말이라 생각하지만, 연극 또는 공연 자체가 내 삶의 존재이유를 증명하는 방식, 계속해야 하는 이유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21살의 나는 과연 22살의 내 삶이 지속되어야 하는 의문에 쉽사리 답을 찾지 못했다. 그냥 이대로 끝나도 뭐 ,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으니 실망도 없고, 더 큰 실패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 이었을까. 그래서 1년만 버텨보자고 생각했다. 목표하던 학교에 떨어졌지만, 내 다음 1년은 지속되었다. 그리고 무지몽매하게 연극에 목을 메며 공연을 보러 다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뭔가를 진짜로 너무나 좋아하면 결코 좋아하는 마음의 총량은 언어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무엇을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
나를 사로잡는 예술적 감각은 무엇일까? 교수님이 두산에서 2013년에 5인의 작가로 선정되어 1억원의 제작비를 받고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을때 본인이 넣고싶은 모든 것을 무대에 넣으셨다고 한다. 새도 올리고 무대에 이것저것 다. 하지만 공연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한다. 평단과 관객 모두. 그 뒤로 알게 되셨다고 한다. 자신의 장점과 어떤 것을 남기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그래서 배우와 창작하는 언어가 교수님의 언어가 되었다고 한다. 교수님이 하지만 자신을 위해 결국 작업을 하는 것이라 강조하셨다. 사람들이 교수님의 장점이라 말하는 사회적 이슈를 풀어내는 극이 아니라 독일의 무용가 피나바우쉬에 대한 연극을 하는 것은 어쩌면 도전이지만, 지금 하고 싶으니까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나는 어떤 예술적 감각에..

1일에 눈 펑펑 내리는 날 석촌역에서 사온 시래기. 시래기랑 무말랭이 먹고 싶어서 사 왔다. ✔️시래기 밥 레시피 -쌀, (귀리), 표고 1-2개, 시래기 말린 것 불려서 쌀에 귀리 섞고, 시래기 물에 불린 것 다져서 넣고, 표고버섯을 채 썰어(나는 다짐) 넣는다. 밥 해주면 끝. ✔️달래장 레시피 -진간장2숟갈 , 조림간장 집에있던거 1숟갈, 매실액 1숟갈, 고춧가루 1숟갈, 참기름 2숟갈, 통깨 1숟갈, 다진 마늘 3스푼 , 다진 파 1스푼. 물 1스푼 넣고 달래는 취향껏 (좀 많이) 다듬어서 채썰어 넣는다. 묽게 만들어서 엄청 짜지 않음. 원래는 야채 볶음 (애호박, 당근, 양파) 해서 참기름이랑 넣고 비비면 더 맛있다. 근데 오늘은 달걀찜이랑 같이 먹었는데 얘도 맛있다. 습습한 맛. 이런 맛이 요..
솔직함은 생겼지만, 글이 산만해지고 있다. 발화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언어를 정돈하기.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덜어내고,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명료함.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요즘 꽂혀서 먹는 것 ‘양배추 덮밥’ 양배추 썰어서 볶고 굴소스, 후추 넣고 후라이 하나 올리면 땡이다. 양배추가 이렇게 맛있는 재료인지 처음 알았다. 오늘은 팽이버섯 넣어서 먹었다. 짠 음식, 단 음식이 땡기는 날이 많다. 단 것들 진짜 확 끊어야 겠다는 생각은 정말 자주 한다. 딱히 예전만큼 특정 음식을 먹고 싶다는 느낌은 없다. 근데 쓰다 보니 늘 팥이 땡기긴 한다. 구리볼 이런것도. 그래서 방금도 모나카 먹었다. 찐득찐득 어제는 되게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었다. 사실 고기를 가위로 자를 때 느낌이 이상했는데 몇달 만이라 쌈 싸서 맛있게 먹었다. 삼겹살 다 구웠는데 엄마가 초밥 사와서 일단 삼겹살 조지고 저녁에 초밥먹음. 일요일엔 우동에 칵테일. 월요일엔 삼겹살에 초밥에 과자 등등 엄청 먹었군. 일요..
공연을 보는 것은 어쩌면 강박에 가깝다. 나는 공연을 보고 싶다 보다 봐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내가 처음으로 입시를 했을 때 공연을 안봐서 떨어진 뼈아픈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행위다. (그렇다고 아무 거나 닥치는 대로 보고싶은 것만 보는 것은 아니다. 공연 보는 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공연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현재 올라오는 공연을 안 보면, 현재형의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또 누가 내 공연 안보러 온다고 욕 할 수도 없다. 자기 공연은 올리면서 남의 공연은 공짜로만 보러다니면.. 내 공연도 공짜로만 보여줘야 한다. 아무튼, 관극은 나와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이 일을 하려면 적어도 ‘이건 해야한다’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조건. 내가 연극을 전공하는 예술대생으로서 해야 ..
곰팡이가 난 모과청을 일주일 넘게 버리지 못했다. 가차없이 버렸다. 곰팡이는 겉부터 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를 모두 차지하고 난 후에야 승리의 포식처럼 포자가 올라오는 거라며? 유리병을 열어 새하얗게 곰팡이가 슬고 갈색으로 흉하게 변해버린 모과를 장갑낀 손으로 덜어냈다. 모과가 기관지에 좋다고 그래서 샀던 건데. 나도 먹고 남에게도 선물하려 그랬던 건데. 모과는 과육을 못먹는댄다. 썰 때도 딱딱해서 되게 오래 걸렸는데. 이상하게 반 이상을 파 버리고 나서 이런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하지만 이미 버리기로 했고 다 썩어버린 청을 냅둬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모과청을 버리지 않았더라면? 내가 만들고 정성을 들인 무언가를 버리는 것이 어렵고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결국은 집착이 아닌가.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