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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는 것은

cassy 2021. 2. 23. 02:52

공연을 보는 것은 어쩌면 강박에 가깝다. 나는 공연을 보고 싶다 보다 봐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내가 처음으로 입시를 했을 때 공연을 안봐서 떨어진 뼈아픈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행위다. (그렇다고 아무 거나 닥치는 대로 보고싶은 것만 보는 것은 아니다. 공연 보는 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공연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현재 올라오는 공연을 안 보면, 현재형의 공연을 할 수 있을까. 또 누가 내 공연 안보러 온다고 욕 할 수도 없다. 자기 공연은 올리면서 남의 공연은 공짜로만 보러다니면.. 내 공연도 공짜로만 보여줘야 한다.

아무튼, 관극은 나와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이 일을 하려면 적어도 ‘이건 해야한다’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조건. 내가 연극을 전공하는 예술대생으로서 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

아무튼. 그래서 나는 혼자 공연 보고 기록하고, 내가 하는 최소한의 연극에 대한 예의이자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친구가 내가 공연 보고 인스타에 관극 후기 올리는 것이 남들이 보기엔 너도 똑같이 놀러다니는 것으로 알 것이다 해서 생각이 많아졌다. 공연은 유희인가. 뭐 유희적인 것은 맞지. 음 그래서 사실 상처받았다.

공연을 많이 보러다니는 것은 내가 분명 남들보다 시간이 많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보고싶은/ 봐야하는 공연은 일정에서 제일 우선순위에 둔다. 간혹 티켓값이 비싸서, 시간이 안 맞아 못 본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다른 곳에 그만큼 돈과 시간을 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은가 (전공생이라면) 그냥 공연이 삶에서 그만큼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을 달리 말하는 것이지.

모르겠다. 연극을 내 삶에 우선순위로 두어도 되는 것인지는 여전히 갈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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