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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본문
사진- 쇼코의 미소 中, 한지와 영주
오늘 토론하면서 너무 현타가 많이 왔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삶의 양식이 추구하던 바와 결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내가 싫었다. 타자에 대한 이해와 연대, 희망을 외치려던 나의 목소리는 요사이 자신이 없다는 명목으로 자꾸만 작아진다. 그리고 그 틈을 귀신같이 잠식해오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에 대한 강박이다.
이상이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쉽게 잘 서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게 된 것일 테고, 생산성 없는 이상주의자가 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다. 그렇다면 , 생산성이라는 가치는 또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데 나는 효율성을 추구하지 않고 묵묵히 내가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겠다고 생각 하면서도 언어는 아직 논리가 서지 않는다면,우선 효율성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리화 시키게 된다 . 그렇지 않는다면 나는 이 세계에서 소거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분히 이기적이다. 이타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었고, 그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싶었는데 그게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안 뒤로 그것이 옳다고 쉽게 이야기 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난 비겁한 길을 선택했다. 나는 딱 자기 능력만큼의 연민을 가지려는 비겁한 사람이다. 내가 점점 책임지지 못할 것들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으려는 ,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어줍잖은 변명을 늘어놓으며...
솔직히 말하여 나는 지금 너무나 불안하다. 내 상태는 불안하다. 뭐 하나 확실하지 않은 미래, 가시화되지 않음에 내 머리속에서는 추상만이 그려진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상이고 뭐고 내 위치에서 뭘 하나 해낼 수 있는 것이 없어 두렵다. 일단은 계속 걱정만 하면 뭐 어쩌자는 건지 싶어 정말로 난 딱 하나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 붙잡고 간다. 연극을 하고 싶은 이유는 개인적인 이유로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 창작에 대한 욕망과 자기 치유의 습성이고 좀 더 공적인 이유 는 이상과 가치실현 (나의 속도로 살아가고 , 타자와 연대하는 삶) 이지만 그것에 대한 확신이 지금 흔들리더라도 일단 한다(하자!). 지금 이 시기가 지나가면 다시 구체화 시키고 명료해질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나에게 아주 큰 시련들이 밀려오는것 같다. 난 또 허우적 거린다. 하지만 이전과 딱 하나 다른 것은 이번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일단 계속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완주하겠다는 생각만 남겨놓아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