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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뭘 공부하고 싶은지

cassy 2019. 1. 2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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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했다! 

"이미 휴학 신청을 하였습니다"


휴학 신청이 처리된 것을 확인하자, 기쁨, 떨림 , 설렘이 몰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막막하기도 하고, 걱정과 불안이 머리속에 가득해져서 미칠 지경이다. 작년부터 계획해 놓은 일이었지만, 막상 휴학을 한다니 걱정이 앞섰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거나 조금이라도 내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일단 저질러버렸다. 1년 휴학! 과연 나의 23살은 어떻게 흘러갈지?! 엊그제는 무작정 3월에 제주도에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유럽도 혼자가고 싶다고 생각해놓고선 제주도에 혼자 여행 가는 것은 걱정하고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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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나는 당위적인 것들 -옳아 보이는 것들-에 집착했다면 , 현재의 나는 좋아하는 것 , 하고싶은 것에 조금은 솔직해진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늘 그렇듯 인생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얼떨결에 선택하게 된 대안학교에서의 생활은 나의 20살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21살에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해보자!'며 선택하게된 예종 입시 또한 그랬다. 그때의 경험들에 대해서는 늘 양가적인 감정이 공존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순간들이 모여 내 삶의 전반적인 가치관을 변화시켰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갈등은 현재까지도 쭉 이어져오고 있음. 하지만 지금은 내 성향대로 감성적인 영역에 더 꽂혀있고, 그것들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조금더 나의 행복해지는 길이라 생각하여 그렇게 사는중이다.



2018, 대학교 생활 

 대안학교를 다녀보니 한동안은 굳이 학교를 다시 가야할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학교가 아무래도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제일 쉽고 간편한 방법이며 제도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입시를 다시 치루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그 계획도 뭐 잘 되지는 않았고 어찌어찌해 일반 대학도 쓰고, 결과적으로 전공이 맘에 들지 않아도 종합대학에 가게된 것은 부모님의 의견도 있엇지만 나름대로 평범한 대학 생활이 궁금해서 였던 것 같다. 막상 해보니까 별것은 없었지~ 처음부터 대안학교나 재수를 생각하고 입시를 치룬 것은 아니었기에 나름대로 학생때부터 가지고 있던 대학에 대한 로망들은 몇 있었다. 예를들면 대학에 들어가면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겠다. 교양으로 무용수업을 들어볼 것이다. 20살에는 방학때 탈색을 하고 여행을 가고싶다 등등. 시 수업도 꼭 들어보고 싶었다.  무튼 작년 한 해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위에 써놓은 것들은 1학기에 다 해봤다! 염색은 스무살 때 실컷 해봤으니 패스하고, 일단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서 공연도 하고, 현대 무용 교양도 수강했다.   


동아리 공연준비, 교수님-동기들과의 러시아 베이스 캠프, 대학연극축제 기획단(대외활동) 등 으로 정신없이 방학을 보내고, 그 사이에 독서토론 동아리에도 들어갔다. 여러 경험들이 맞물린 결과 , 2학기의 목표는 '내적 역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진짜로 (앉아서)공부하고 싶어서 강의도 체험,실습형 보다는 학구적으로 보이는 강단 수업들로만 짰다. (듣고 싶은 수업만 넣었더니  전공 수업은 하나인, 주 5일 우주공강은 덤인 들쭉날쭉한 시간표를 갖게되었다.) 수업은 정말 열심히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3개 모두 시험을 보러가지 않았다. 다른 것에 정신을 쏟느라 수업을 마무리 지을 수 없었던 것은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다. 굳이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험 성적을 받고나니 '할말하않' 이었다.


내적 역량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에 2학기에 수강했던 강의 3개는 아래의 것들. 

[현대시론] 내가 제일 듣고 싶었던 수업 ! 타과 전공인데 수강신청 실패하고 교수님한테 메일도 보내고 , 나름 사정해서 들었던 . 못들을까봐 조마조마 했었음 ㅎㅎ 배웠던 개념들을 다시 책도 찾아보면서 정리하여 포스팅 해볼 예정:)


[한국문학의 이해] 디아스포라,다문화/ 성장/ 가족과 집/ 사랑과 성/소외와 폭력 이라는 주제들로 범주화된 12편의 단편 문학을 읽고, 토론하고, 서평을 작성했던 수업. 작품 분석 뿐만 아니라 교수님이 심리학-인문학 개념을 문학과 연관지어 소개하고 설명해 주셨는데, 게오르그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이 기억에 남는다. 교수님이 서론을 읽어주신게 너무 좋아서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말이 어려워서 내 언어로 정리가 안(못)된 상태로 남았음. 문학이라는 장르가 나의 삶의 밑바닥까지도 되돌아보게 하는 (회피형인 나는 문학을 통해 직면하는 연습을 했다고 생각함) '다크 투어리즘'과 같다는 것, 작품을 통해 나를 발견하고 나를 둘러싼 구조를 인식할 수 있었던 뜻깊었던 수업.


[그리스비극] 이 강의 뿐만 아니라 야심차게 3대 비극 작가(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모두 읽어내고, 철학적 맥락을 짚어내는 교수님의 강의도 열심히 듣겠다고 다짐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수업 거의 안듣고 자체 드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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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본래 이 글을 쓰려는 목적은 이것. 


-내가 삶을 살아오면서 경험한 파편들 중에서 최근에 경험했던 것들을 되돌아 보려 한다. 각각의 것들이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고, 그 때 나는 무엇을 느꼈는지 그래서 내가 왜 '연극'을 하고자 하는지, 왜 이게 아니면 안되는 것인지! 에 대한 답을 찾아볼 것이다. 


- 포스트모던 공부를 하고싶음. 공부하고 이곳에 기록해두려 함.


독서토론 동아리 내에서 여름방학~2학기에 양자역학을 소개하는 책을 두권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부분과 전체>와 <김상욱의 양자공부>나는 이공계 재학생도 아니고, 원래 크게 관심도 없었으니 과학은 정말 입문(어쩌면 딱 입문 직전) 까지가 내가 즐길 수 있는 과학의 한계겠거니 하고 있지만, 현대미술-현대시-현대연극,철학-과학이 포스트모던이라는 주제 아래에서 '근대성과 모더니티' 라는 개념으로 어우러지는 것을 보고 그것들이 너무 흥미롭고, 상호 연관성이 현재 나의 삶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궁금함이 생겨 이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 포스트모던과 개인의 부상, 사회와 나, 관습과 체계는 내가 예술을 통해 구조를 파악하고 현재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이자, 나의 화두와 연관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방학~ 앞으로도 열심히 찾아나가보려고 한다. 열심히 책읽고, 공부하고, 나의 언어로 기록하고, 연극 보러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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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글을 쓰면서도 느끼지만 나는 말이 정말 많은것 같다. 쓰려는 말이 있엇는데 자꾸 생각이 돌고 돌아 다른 글을 쓰고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말이 많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 하고싶은 말이 진짜로 많거나- 그러면 그만큼 이야기 할 컨텐츠가 많은 것일듯  OR 정리가 안 되어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 . 나는 후자의 타입이다. 정제된 글쓰기를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직은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자꾸만 덧붙이고 싶고 첨언을 붙이고 싶고 , 설명하고 싶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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