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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상자에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cassy 2019. 1. 17. 00:07


A: 상자에 담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담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 



<2019.01.16 수요일 9시 경의 낙산공원>

붉은 하늘,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잘 담기지 않아 눈으로 가득 담아왔다. 



오늘 지민이와 함께 낙산공원에 갔다가 우연히 이 작은 선물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어느 누군가의 고민이 적혀있는 쪽지가 가득했다.

길을 가다가 미술 작품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 ? 너무 설레고 낭만적인 경험.


그리고 이 선물상자가 나에게 의미화 되었다 !

(고유한 기억으로 저장되어 색깔을 갖게됨)



죄책감, 걱정, 두려움, 우울, 슬픔, 외로움, 무기력함, 현재의 고민들..  

그(이곳에 상자를 두고간 누군가)가 버리고 싶은 모습과 감정, 불안들이 적혀 있는 듯한 느낌.

누가 이런 생각을 하고 놓고 갔을까.



마침 가방에 종이와 펜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그곳에 고민들과 불안을 버려두고 가기로 했다. 

지금 현재 복잡하게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는 사념들을 오늘부로 털어내라는 신호였던 것일까?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과 변화시키고 싶은 나의 모습들을 쪽지에 적어냈다. 내 오래된 아이폰은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사진을 찍던 도중 꺼져버렸다. 내가 쓴 고민들이 사진으로 기록되지 못한채 저기에 남겨졌으니 더이상 내 머릿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나의 손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쪽지를 쓰고 일어났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낭만적이었다. 

입자가 아주 작아서 잡을 수 없어서 더욱 아름다웠던 *눈* 이 나를 설렘으로 가득 채웠다. 



정말로 저 상자속에 다 버려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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