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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cassy 2019. 5. 19. 23:42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0. 노란색 

  노란색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말랑말랑, 향긋한, 꽃이 만발한 봄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짧은 분량의 연애소설입니다. 제목만 보아도 저는 이 책이 노란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세 지나가버리는 봄날처럼 아쉬운 듯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명언을 남긴 사람이기도 합니다. 

 

 

'오늘 6시 플레옐 홀에서 아주 좋은 연주회가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제의 일은 죄송했습니다'(시몽)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당신이 브람스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제게 큰 상관이 없어요."(시몽)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당신 브람스 좋아해?" 그가 웃으며 말했다.(로제)

 

 

  '요하네스 브람스'는 14살 연상의 여인을 평생 마음에 품었다고 합니다. 등장인물 폴과 시몽의 나이 차이가 15살 인 것을 고려하면 제목은 시몽과 폴의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대사인 동시에 둘의 연애를 떠올리게 합니다.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는 등장인물 세명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대사는 각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시몽에게는 폴과의 데이트 신청입니다. 폴 에게는 그녀가 나이를 먹으며 잊고 있던 설렘과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로제의 질문은 그가 그녀의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은 듯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제목의 '점 세 개'입니다. 미묘한 느낌을 풍기는 저 점들의 의미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내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 어떤지 더 이상 알 수가 없더라고... 믿어져? 내가 브람스를 좋아했는지 어떤지 더 이상 알 수도 없다는게.."(시몽)

불처럼 타오르지 않더라도 익숙하고 편안한 관계(로제) vs 간질거리는 새로운 관계() 

폴은 중년 여성으로 자신에게 다가온 나이 듦을 인정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몽과의 만남이 설레기는 하지만 오랜 시간 교제해온 로제와의 관계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그래서 그녀는 시몽과의 만남 이후 로제의 무심함을 모두 알면서도 그를 선택합니다. 

 

 

그 이후에도 그녀는 다른 이들과 함께 혹은 다른 이들로 인해 행복감을 맛보았지만, 그러게 전적으로,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방식으로 행복했던 것은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이를테면 지켜지지 않는 약속에 대한 기억과 비슷했다. 

 

위의 문장은 초반부 그녀가 마르코의 관계에 대해서 기억하는 방식을 드러냅니다. '이를테면 지켜지지 않는 약속에 대한 기억'이라는 표현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연애소설이지만 ,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사랑)의 덧없음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폴과 로제에겐 감정보다 함께 해온 시간이 그들의 관계를 지속시키고 있고, 시몽과의 사랑도 설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폴은 로제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이긴 하지만 제 맘에 드는 결말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랑은 영원하지도 않고 덧없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바람피우는 애인인 로제를 선택하는 폴이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진 않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관계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낭만적인 만남과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은 봄이 지나가는 시점의 아쉬움과 비슷합니다. 설레고 새로운 것이 좋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익숙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을 보면 ,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따금씩 제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저에게 '노란색'은 봄의 따뜻함을 연상시키고, 설렘으로 새로운 시작을 드러내는 색입니다. 일시적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을 찾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3. 데자부, 개인적인 감상

저는 봄이 주는 설렘과 따스함을 좋아합니다. 봄이 지나가고서도 한참이나 아쉬워하는 편이기에 한철 만난 사람도 쉽게 잊지를 못합니다. 미련한 나 ㅋㅅㅋ..

돌아가는 것 , 무심하지만 편안함에 끌려하는 것

사랑보다는 봄날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애정...

사랑에 대해 세월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을 견디게 해 주는 것일 뿐

봄날은 간다.. 사랑은 영원하지도 않고, 참 덧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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