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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Live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2011)


1. 연출과 작품 발표 연도, 작품의 줄거리
대니 보일 연출의 연극 <프랑켄슈타인>은 2011년 영국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이다. 메리셸리 원작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닉 디어가 희곡으로 각색하여 공연하였다.
과학주의를 신봉하며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킬 야망에 불타 연구에 매진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마침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괴물의 끔찍한 외형 때문에 연구실에서 도망친다. 아이처럼 순진하지만 그 형상은 그로테스크한 피조물은 어디를 가던 외형으로 인해 사람들의 적의를 받고 큰 상처를 받는다. 괴물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찾아가, 자신과 똑같은 외형의 피조물을 하나 더 만들어주면 사라지겠다고 프랑켄슈타인에게 제안한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제안을 받아들여 여자 형상의 괴물을 만든다. 그러나 새로운 괴물의 탄생 직전, 프랑켄슈타인은 약속을 어기고 괴물을 난도질한 뒤 그럴 수 없다고 한다. 괴물은 배신감에 가득 차 프랑켄슈타인을 협박하고 그의 가족들을 하나하나 죽인다. 결혼식 첫날밤에 약혼녀를 잃은 프랑켄슈타인은 분노에 가득 차 괴물을 찾아 나선다.
로그 라인 정리: 괴물의 탄생-상처받음 > 오두막에서 눈먼 노인과 아들 부부를 만남, 말과 세상을 배움> 아들을 만나 상처 받고 버려짐> 오두막을 불태움으로써 복수 > 프랑켄슈타인을 만나기 위해 제네바로 찾아감> 프랑켄슈타인의 남동생 윌리엄을 죽임> 프랑켄슈타인을 찾아가 자신과 똑같은 한쌍이 될 생명체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 자신과 같은 생명체를 만들기로 약속> 새로운 괴물의 탄생 직전 프랑켄슈타인은 잔인하게 여자 괴물을 찢어버림(위기)> 분노, 포효하는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약혼녀를 가지고 복수할 것이라 밝힘> 프랑켄슈타인의 아버지가 찾아와 그의 연구는 중단되고 결혼식을 앞두게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엘리자벳에게 괴물을 창조한 사실을 밝힌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결혼식 날, 엘리자벳을 살해한다(클라이맥스)>남동생과 약혼녀를 잃은 프랑켄슈타인 포효, 복수 다짐> 괴물에게 복수하기 위해 극지대로 찾아감> 괴물과 만났지만, 지친 프랑켄슈타인은 쓰러짐> 죽어가는 프랑켄슈타인을 보며 괴물은 애처롭게 운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에게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고, 괴물은 그렇게 해 보라며 프랑켄슈타인을 데리고 사라진다.
1-2. 등장인물
-괴물: 남성, 2m가 넘는 거구, 끔찍한 외형, 피딱지 져 있는 피부, 어눌한 말투, 눈먼 노인을 만나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사물의 이치를 깨우친다. 아기처럼 순진하다. 외로움이 많다. 인간들과 교류하지 못하자 자신과 같은 생명체를 만나 교류하고 싶어 한다. 눈먼 노인을 만나고 사랑에 대해 궁금해한다. 사람들에게 배신당하자 잔인하고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2-30대 남성, 천재 과학자, 과학 주의자,몰입형 인간, 수년간 연구실에 틀어박혀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한다. 그러나 끔찍한 외형을 보고 무책임하게 도망친다.
-엘리자베스: 10-20대 여성,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약혼녀, 누이같은 존재, 프랑켄슈타인과의 결혼을 고대한다. 따뜻한 심성을 가졌다. 결혼식 날 밤 괴물에게 살해당한다.
-눈 먼 노인 & 아들 부부: 괴물이 처음 관계 맺은 인간, 젊은 부부는 눈 먼 노인을 봉양한다. 이들은 가난하여 하루 종일 일을 한다. 눈 먼 노인은 괴물에게 친절히 대하고 언어와 사물의 이치를 가르친다. 괴물은 노인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다. 괴물은 황무지를 개간하여 이들이 농사하는 것을 몰래 돕는다. 아들 부부가 괴물을 마주한 순간 괴물을 경멸하고, 절망과 분노에 찬 괴물은 잔인하게 오두막을 불태워버린다.
2. 동기 사건
괴물의 동기 사건: 자신을 창조한 과학자가 자신의 끔찍한 외형을 보고 도망간다. 어떤 인간과도 교류하지 못하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
3. 목표
자신과 같은 생명체와 함께 사랑하고 사는 것.
4. 장애물
끔찍한 외형> 사람들에게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고 어울리지 못하여 외로워한다.
5. 독특한 드라마 구성에 대하여
원작 소설은 빙하 한가운데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죽음 직전에 구출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극은 괴물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 연출가 대니 보일은 소설을 극화하는 과정에서 괴물의 시점에서 극을 재구성했다고 인터뷰했다. 원작은 프랑켄슈타인의 시점에서 서술된 편지를 통해 이야기가 전달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극은 편지의 수신자로 원작에서 해설자 같은 인물인 클레르발을 삭제하고, 괴물의 서사에 더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순행적인 시간 구성을 취하고 있다.
6. 배우 연기에 대하여, 배우 앙상블에 대하여
이 작품의 주연배우는 베네딕트 컴버 비치와 조니 리 밀러이다. 연출은 작품을 공연할 때 괴물과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배역을 구분하지 않고 캐스팅하여 번갈아 연습했다고 한다. 공연을 할 때에 배역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자신이 탄생시킨 피조물과 창조주는 한 쌍인데 연출의 이러한 캐스팅 덕에 배우들의 연기가 훨씬 밀도 있다고 느꼈고, 베네딕트 컴버비치와 조니 리 밀러가 연기한 프랑켄슈타인을 각각 보았는데, 마스크가 너무 다른데, 두 배우가 연기하는 버전을 보며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조니 리 밀러의 이미지와 연기톤이 괴물과 더 잘 어울렸지만, 베네딕트 컴버비치의 신체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초반에 배우 한 명의 신체연기로 괴물의 탄생을 표현하는데 에너지에 나도 모르게 몰입되었다.
또한, 배우 앙상블을 통하여 전차의 움직임, 등 대극장극에서 시각적인 요소를 음향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 눈에 들어오던 부분은 주인공인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배역이 백인 남성이었는데 희생자인 프랑켄슈타인의 가족과 엘리자벳은 흑인, 인도인이었다. 이 부분은 다분히 백인 중심적인 시각이 드러나 불편했다.
7. 음악과 음향, 조명
오프닝 장면은 괴물의 탄생이다. 심장소리, 강한 전기 충격음, (천장에 수백 개의 전구 조형물도 반짝인다) 앙상블의 구음 합창, 물, 불, 빛을 표현하는 노란빛, 지지직거리는 전구 음향, 불안한 느낌의 음향이 괴물의 심리상태와 극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8. 작품의 리듬은?
<프랑켄슈타인>은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인물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그리고 있다. 대극장극이라 스펙터클이 엄청나다. 작품의 초점이 확실히 괴물에 맞춰져 있다고 느꼈다. 프랑켄슈타인의 골몰한 그 몰입 상태, 새로운 피조물을 탄생시키겠다는 인간의 오만, 광기에 가까운 집착은 거의 삭제되고 괴물에 초점을 맞춰 괴물이 태어나고 프랑켄슈타인을 데리고 사라지는 것 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연극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원작이 워낙 장소 변화도 많고 3년이라는 시간 흐름을 표현하기에 무대 전환이 중요할 것 같았는데, 회전무대 위에 찻길을 설치한 것도 그렇고 다양한 방식으로 장소 변화를 세심하게 차별화해 연출해서 무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연극이 리듬을 형성하는 방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무대: 프로시니엄 대극장, 붉은 톤의 무대, 나무 바닥,천장에는 전구 조형물, 원형 회전무대, 돌출무대 구조, 천장의 거대한 전구 조형물(오브제)이 조명으로도 기능, 막 전환을 천장의 조형물을 통해 드러낸다. 광기 어린 분위기, 괴물의 심리와 분위기 전환에 활용된다.
-움직임 활용: 원작에서 괴물의 외형은 시각적인 묘사가 되고 있지 않다. 끔찍하다는 것 외에, 괴물이 괴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움직임과 어눌한 말투가 있다. 괴물의 움직임, 삐걱거리는 움직임, 절름발이처럼 걷고, 어눌한 발음, 어색한 표정 짓기 등으로 표현했다.
-상징: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이 작품에서 ‘한 쌍’으로 기능한다고 생각했다.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모두 생명체의 존재, 진리탐구에 대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그 둘은 서로를 통해 그 의미를 찾는다. 결말에 프랑켄슈타인이 괴물과 함께 사라지는 것은 그러한 의미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 연출 5개
1.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의 수술대(실험대) 위에서 탄생했는데, 괴물 탄생의 순간을 마치 인간의 탄생처럼 자궁-태아가 연상되게 장면을 연출한다.
2. 눈먼 노인의 집을 불태우는 장면, 기계음 소리, 집에 빨간 조명, 안개, 금관, 관악기 소리, 천장 조형물 반짝거림을 통해서 자신이 믿고, 사랑했던 눈먼 노인의 가족에게 복수하는 장면이다.
3. 괴물이 ‘사랑이 뭐지’라고 질문하고, 자신과 같은 여자 생명체를 원하는 부분에서 무용, 가상의 여자 괴물이 등장하며 그에게 닿을 듯 말 듯 춤을 춘다. 이것은 괴물의 꿈이다. 파란 조명을 통해 비현실적인 상황을 표현했다.
4. '인간 되기'를 욕망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괴물을 처음으로 조재로서 연민한 사람이 엘리자벳이라는 것과 괴물이 엘리자벳을 살해하고 광기에 휩싸인 것처럼 자신도 인간이 되었다고 외치는 장면이 엘리자벳을 강간하고 난 이후여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표현방식이 불편했다.
5. 마지막 장면: 마지막까지 사랑을 갈구하는 괴물, 사랑을 받을 줄도, 줄 줄도 모르는 프랑켄슈타인의 갈등 구도가 잘 드러난다. 괴물은 자신이 알려주겠다고 한다. 괴물이 유일하고 원하고 목적을 제공함, 괴물은 짐을 챙겨 자신을 을 파괴해보라고 하며 빛이 나는 곳으로 이동한다.
7. 개인적인 감상
우선 연극을 보고, 처음으로 괴물의 시점에 이입하여 극을 보았던 것 같다. 괴물이 인간들에게 물었던 질문인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언제부터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 ‘죽음이 무엇인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메리 셸리 원작의 ‘괴물’을 당시 영국의 정치 사회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타자로 읽을 수 있다는 해석이 인상 깊었는데, 연극에서는 그러한 관점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한 외로운 생명체가 생명체로써 외로움에 슬퍼하고,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원하는 것이 우리의 모습과도 너무나 닮아 있다고 느꼈다. 인간의 본성이 참으로 잔인하고, 괴물이 가진 폭력성과 그의 악행(살인)을 정당화할 수 없지만, 극에서는 외형이었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혐오를 가해도 되는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